안녕하세요, 잇그린의 공동 창업자이자 대표 Sun Kim입니다!
잇그린이 만 2년이 넘은 스타트업이 되었을 때, 가장 먼저 중점을 두고 하려고 했던 일은 회사의 미션, 비전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으로 회사를 설립하면서 회사를 다닐 때와는 완전히 다른 경험을 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많이 깨지고 배우는 과정이 반복되었어요. 그중 가장 어려운 부분은 '창업자인 제가 가지고 있는 미션'과 '조직의 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는 미션'을 하나로 만드는 부분이었습니다.
당시 잇그린은 오피스와 세척 허브를 모두 포함해도 20명 정도인 작은 규모였어요. 매달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기 때문에 팀이 하나의 공동 목표를 만드는 것에 매진하고 있다고 생각했었죠. 하지만 그건 저의 큰 착각이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사실 생각해 보면 서로 다른 조직에서 경험을 가진 구성원들이 공동의 목표를 만들고, 공동의 우선순위를 명확하게 가져가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작은 조직이더라도 미션, 비전, 가치를 만들어 함께 고민하고 공유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고요. 원칙과 가치를 분명하게 설명하고, 지속적으로 원칙에 따라 운영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래서 저는 잇그린의 미션, 비전, 그리고 핵심 가치를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 우리는 이 일을 '왜' 하고 있는가
초기 스타트업은 보통 창업자가 갖는 미션과 비전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모여 팀을 이루고, 그 팀의 퍼포먼스에 따라 투자로 이어지고 매출이 상승하는 등 창업자 개인이 갖는 미션과 비전이 무척 중요합니다. 그렇기에 회사의 미션과 비전은 어쩔 수 없이 주요 임원들이 주도적으로 만들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 미션을 달성하는 방식인 핵심 가치는 팀원들이 다 같이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렇게 2023년 1월 잇그린의 미션, 비전, 핵심 가치를 만들어가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작업을 진행한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Mission 우리는 왜 이 일을 하고 있는가?
Vision 우리는 미션을 어떻게 달성하고 싶은가?
Core Value 우리가 미션과 비전을 달성할 때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
처음 창업할 때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환경을 위한다고, 불편함을 감수하게 하지 말자'였습니다. 잇그린이 시작된 2020년 11월에는 그린슈머, 윤리적 소비자, 친환경과 같은 키워드가 쏟아지고 있던 시기로 관련 제품이나 서비스가 넘쳐났어요. 하지만 대부분의 친환경 제품이나 서비스는 사용성이 떨어지거나, 비싸거나, 품질이 나쁘거나···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죠. 그렇기에 우리가 만들어 갈 서비스는 사람들이 '더 쉽게' '더 편하게' 이용하면서 '환경까지 지키는 서비스'로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투자를 받기 위해, 매출을 올리기 위해, 근사해 보이기 위해. 스타트업을 이끌어가는 경영자라면 당연히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지만, 본질을 잃지 않기 위해 우리가 진정으로 지키고 싶은 것을 지키는 '새로운 방식'에 도전하게 되었어요. 단순히 "다회용기" 서비스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Reduce, Reuse, Recycle을 모두 고려해야만 했죠.
이러한 고민들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치열한 논의를 진행한 끝에, 잇그린의 미션과 비전은 아래와 같이 정해졌습니다.
📌 구성원들을 이끌어나갈 6가지의 핵심 가치
🌳 Mission
우리는 많은 사람들이 환경과 기후변화 문제 해결에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든다.
🌳 Vision
새로운 방식으로 이 세상에 없었던 '3R(Reduce, Reuse, Recycle) 서비스'의 리더가 된다.
🌳 Core Value
환경, 고객, 책임, 성장, 존중, 전문성
이렇게 만든 미션과 비전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핵심 가치(Core Value)를 만드는 작업도 이어졌습니다. 핵심 가치는 '우리가 일하는 방식'과 연결된 만큼 구성원들이 함께 만들고자 했는데요.
먼저 일할 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키워드들을 나열하고 전 구성원이 투표를 했습니다. 첫 번째는 아무 설명 없이 투표를 하고, 두 번째는 미션과 비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선택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당시 리스트업된 다양한 키워드)
그 과정에서 우리 구성원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키워드는 책임감, 존중, 변화, 환경, 고객, 성장 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이를 바탕으로 TF를 구성하여 우리 회사의 구성원들을 이끌어나갈 수 있는 6가지 핵심 가치를 만들었으며, 선택된 핵심 가치는 환경, 고객, 성장, 책임, 존중, 전문성입니다.
모든 핵심 가치에는 역할을 부여하였고, 그에 관련한 설명들도 함께 포함하였습니다. 이 과정은 거의 두 달에 걸쳐 각 부서의 담당자들이 모인 TF에서 진행하였으며, 읽기 쉽고 전달력이 좋은 문장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 잇그린의 6가지 핵심 가치)
✅ [환경] 우리의 사업을 만드는 근간이 되는 가치와 철학
✅ [고객] 고객을 대응하는 회사와 개인의 태도
✅ [성장] 나의 성장과 회사의 성장
✅ [책임] 회사와 개인의 관계
✅ [존중] 동료 간의 관계
✅ [전문성] 개인이 일하는 방법
📌 문제의 핵심적인 답을 찾기 위해서
이렇게 만들어진 잇그린의 미션, 비전, 핵심 가치는 2023년부터 1년간 모두의 마음속에 새길 수 있도록 곳곳에 새겨졌습니다. 구성원들과 함께 만든 핵심 가치라 더욱 뿌듯하기도 하고, 즐거운 작업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1년이나 지나다 보니 아쉬운 부분이 곳곳에 보였는데요.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아쉬움은 핵심 가치가 너무 많고 길다는 것입니다. 핵심 가치는 일하면서 혼란스러운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그것의 우선순위를 정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너무 많은 핵심 가치와 긴 문장은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예를 들면,
시간은 제한적이고 할 일은 많을 때 Speed와 Quality 중 어떤 것을 우선해야 하는가?
사장님과 소비자의 갈등이 있을 때 우리는 어떤 고객을 우선해야 하는가?
이런 문제들이 발생했을 때 문제에 대한 답은 바로 '핵심 가치'를 통해서 찾아낼 수 있어야 하죠. 하지만 우리의 핵심 가치가 이러한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리하여 2024년에는 잇그린만의 간결하고 명료한 핵심 가치로 리뉴얼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4년 차 스타트업이 된 잇그린, 여전히 핵심 가치는 개발 중입니다. 1년 뒤 2025년 이곳에서 다시, 잇그린의 핵심 가치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소개해 보겠습니다. 👋